뼈날 일을 벌이려고 하시는가
뼈날 일을 벌이려고 하시는가입을 닥쳐라버럭 고함을 쳤던 하무석의 눈이 둥그레졌다 앞장선 여인의 모습이 눈이 부시도록 고왔기 때문이다 하무석이 시선을 돌려 이반을 보았다이반의 의중을 살피려는 것이다 여인이 그들로부터 다섯 걸음쯤 앞에서 멈추더니 입을 열었다날 산채로 데려가도 별 소용이 없을 것이다 난 네 놈들의 노리개가 되기전에 죽을테니까낭랑하고 당당한 목소리여서 하무석은 입을 쩍 벌렸다이년이 세상 물정을 모르는 구나 그러고 아직 양물의 뜨거운 맛을 덜 보았어그러자 산적들이 왁자하게 웃었다그동안 산적들은 공물꾼 일행 10여명을 굴비두름 엮듯이 묶어 놓았는데 솜씨들이 날래었다 미리 준비해온 삼줄로 손발을 묶어 줄줄이 숲속에 몰아넣은것이다하무석이 다시 이반을 보았다어찌 할깝쇼그러자 이반이 여인에게로 한걸음 다가섰다어느댁 여인인가대답은 옆쪽 풀숲에서 들렸다충주부사의 따님이시오 한양 본가로 올라가시는 길이니 제발 덕분으로 그냥 보내 주시오입을 뚝 닥치고 있던 병방이었다 이반의 시선이 다시 여인과 부딪쳤다 눈을 치켜뜬 여인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것이 조금도 두려운 표정이 아니었다맑은 눈과 곧게 선 콧날 밑으로 윤기 흐르는 입술은 야무졌다 머리를 끄덕인 이반이 하무석을 보았다여자를 끌고가면 틀림없이 이놈들이 관가에 고변을 할테고 그땐 딸자식을찾으려고 충주부사가 대병을 모으겠지 그렇지 않은가그렇습지요그럼 여자를 끌고가려면 이놈들을 다 죽여 숲속에 묻어야겠군 서두르게그 그럼 다 죽일까요눈을 크게 뜬 하무석이 내려들었던 장검을 어깨 위로 올렸다죽이고 묻는 일은 한식경이면 됩니다 그렇게 합지요그것이 후환을 없애는 길이야시체는 찾지도 못할 것입니다하무석이 칼을 세워들고 병방 쪽을 향해 한걸음 발을 데었을 떼였다기다려라여자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숲을 울렸다눈을 치켜뜬 여자가 이반을 노려보았다내가 순순히 따라간다면 이 사람들을 살려 보내줄테냐그대로 죽인다단숨에 말한 이반이 정색하고 여자의 시선을 받았다이 사람들을 살리는 방법이 딱 하나 있기는 하지숲속은 조용해졌고 먼쪽에서 산새가 드문드문 울었다 이반의 목소리가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