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니다 조국과 민족을 위하는 일이 아닙니까강대산의 두
입니다 조국과 민족을 위하는 일이 아닙니까강대산의 두 눈이 술기운에 충혈되어 있었다 그가 다시 따지듯이 물었다사업을 하시는 분이라 이런 이야기가 어울리지 않습니까한세웅의 얼굴에 웃음이 번져 나갔다 문득 머리를 든 그는 시계를 올려다보았다 밤 열시가 되어 있었다 남한측 대표단들은 지금쯤 저녁식사를 마치고 숙소인 유경호텔에 들어가 있을 것이다갈증에 눈을 뜬 조일상은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화장실 쪽에 걸려있는 조그만 실내등 빛으로 방 안의 윤곽이 보였다 탁자 위에 물병이 놓여져 있는 것을 자기 전에 보아 두었으므로 조일상은 탁자로 다가가 물병을 집어 들었다마개를 비틀어 열고는 컵에 물을 가득 부었다 저녁식사 때 뱀술을 서너 잔 마셨는데 그렇게 독할 줄은 몰랐다 달고 진하길래 마음놓고 마셨더니 시간이 지나자 확 취해 왔던 것이다 다행히 저녁식사를 겸한 파티가 일찍 끝났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실수를 했을지 몰랐다조일상은 가슴에 물방울을 떨어뜨리면서 물 한 컵을 다 마시고는 침대로 돌아와 누웠다 갈증이 풀리고 머리도 조금 맑아진 것 같았다침대의 쿠션은 알맞게 푹신했고 방의 시설도 서울의 일류 호텔보다 못하지 않았다 옆으로 돌아누운 조일상의 눈에 밤하늘의 별이 보였다 커다란 유리창의 커튼은 걷혀져 있었는데 밤하늘의 별이 가깝게 보였다 85층의 객실에 누워 있으니 그럴 법도 하다고 생각했다다시 몸을 뒤척여 돌아누운 조일상은 아직도 술기운이 남아 있는 것을 느꼈다 지독한 술이었다 옆에 앉은 경공업부 부부장이라던 사내가 자꾸 권하는 바람에 덥석덥석 받아 마셔 이렇게 후끈거리는 것이다 조일상은 눈을 감았다 그러자 문득 저녁시중을 들던 여자의 얼굴이 떠올랐다 나긋나긋하고 종아리가 예쁜 미인이었다 웃지 않아도 보조개가 파인 얼굴에 맑은 눈을 가졌고 콧날은 조그맣고 오뚝했다 전형적인 한국미인인 것이다 남한은 콧날이 서양여자처럼 크고 쌍가풀이 진 눈에 눈썹이 길고 가슴이 벽처럼 납작한 여자를 미인으로 친다 그리고 다리는 또 그게 무엇인가 도대체 허벅지인지 종아리인지 구별할 수도 없게 젓가락처럼 가는 일자형의 다리가 날씬하다는 풍조가 되었으니 밥맛이 없어질 일이었다 조일상은 자신도 모르게 그의 남성이 서는 것을 느꼈다뱀술은 정력에 좋다더니 북한에서 진짜를 마신 모양이었다 온몸이 뜨거워진 조일상은 다시 몸을 돌려 누